[천자칼럼] 경제 문맹

입력 2023-02-23 17:52   수정 2023-02-24 00:17

유대인들의 조기 금융교육은 유명하다. 아기 때부터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buy low, sell high)”라고 자장가를 불러주고,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저금통에 동전 넣는 습관부터 교육한다고 한다. 이렇게 저축한 돈과 13세 성년식(Bar Mitzvah·바르 미츠바) 때 친척과 지인들에게서 받은 축하금으로 대학도 가고 투자도 한다. 1400만 명 남짓한 유대인들이 세계 금융시장과 글로벌 기업들을 좌지우지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독일인들도 보통 4세부터 심부름 등을 할 때마다 용돈을 줘 저축하게 한다. 9세까지는 주급, 그 이후엔 월급 형태로 지급해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게 한다. 법적으로 아르바이트가 허용되는 13세부터는 스스로 용돈을 벌도록 가르친다. 자연스럽게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기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독일은 여전히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이끌고 있다.

한국인들의 평균 지능(IQ)은 106으로 싱가포르(107)에 이어 2위다. 유대인, 독일인보다 높다. 그런데 금융·경제 지식은 딴판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8년 발표한 ‘세계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한국은 142개국 중 77위를 차지했다. 금융 문맹률이 67%에 달했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내놓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경제이해력 조사에서도 평균 점수가 60점에 불과했다. 2년 전 첫 조사(53점) 때보다 올랐지만 여전히 ‘과락’ ‘낙제점’ 수준이다. 이자율 개념도 모르는 학생이 10명 중 6명에 달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한 전 국민 경제이해력 평균 점수는 56점이었다. 금융과 경제에 대한 무지는 빚투 영끌족의 부동산·주식 ‘상투 매수’로 이어졌다.

미국 영국 등 대부분 선진국은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거꾸로다. 2015년 교육 개정 때 금융교육 시간과 내용을 축소했다. 한국경제신문이 2005년부터 발간해 온 중·고교용 경제·논술신문 ‘생글생글’과 발간 1주년을 맞은 어린이용 경제신문 ‘주니어 생글생글’이 교육 현장에서 낙양지가(洛陽紙價)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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